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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를 맞는 나무

청운(靑雲) 2024. 4. 15. 13:30


         靑雲. 丁德鉉

아직은 잎새도 성숙하지 못한
얼굴 색깔도 풋내 나는
저 나무는
무슨 생각으로 비를 맞고 섰나

비는 내리지만 조용한 바람기 없는
정오 한 나절
옆에 서있는 나무는 화려한 꽃단장에
봄을 뉘이는데

한동안 봄 가뭄으로 목말라 했을터
조용한 흔들림으로 무표정한
비를 맞으며 얼굴에는
눈꺼풀 푸른 잎 빗방울 떨구고 있다

햇살 없는 운무 속에 촉촉한 비는 내리고
하루를 쉬어가는 나그네의 이정표
한해를 살아가려면 에너지를 쌓아야
싱싱한 여름날 휘파람을 부르리라

이렇게 비가 내리면 마음이 착잡해진 여유
푸른 그리움 달래며 속삭이는 연정
누가 꼭 찾아올 것만 같은 기다림은
빗방울 속삭이는 주룩주룩 소리만 들려온다
24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