初 秋
靑雲. 丁德鉉
아침 공기가 이상하다
움직이면 땀방울 송골송골
숨이 헐떡이는 폭염
긴 장마에 잠 못 이룬 열대야에
지친 팔월도 여름을 안고 뒤돌아선다
어느 해보다 올 엔
긴 팔월을 보낸 것 같다
그저 기다리면 될 일이지만
두척의 짧은 소갈머리는
참지 못하고 둥글둥글
가는 세월은 할 일을 다하고
계절의 문턱 고개를 넘고 있다
그 속에서 기쁨을 얻는 사람
재산을 잃은 사람
슬픔을 가슴에 않은 사람
한 해가 반쪽을 넘어
아직은 짙게 물든 초록이지만
묻어오는 9월의 가을은
세상을 바꾸는 황혼의 이미지로
아름다운 계절이 가다 린다
230831
팔월을 보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