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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오는데

청운(靑雲) 2021. 8. 31. 12:18








비는 오는데

靑雲. 丁德鉉

나뭇잎 위에 맺힌 가을비
풀잎에 찬 이슬이 맺힌다는 구월
비오는 들녁 한 복판에 서서
바라본 시야
지평선 같은 넓은 들엔
언새 추수를 기다리는 벼이삭
방울이 맺혀 고개숙인 황금 들녘

머리를 숙인채로
장마가 아닌 가을비에
목을 축이고
울타리 기대선 천사의 나팔꽃이
흠뻑 젖은 몸으로
세송이 꽃봉오리 트럼펫 연주를

계절은 가을 노래를 불러드리고
사람 반기듯 기다리는
잔잔한 미소에 피었다 지는 그리움
서글픈 사연을 지나는 바람이
달래주듯
계절을 어루만지며 달래고 간다

나뭇잎에 맺힌 눈물
계절을 즐기는 초록들은
한 잎 두잎 푸른 입술 눈거풀이 퇴색
서서히 머물다 가는
가지 끝에서 떨어진 낙엽
촉촉히 내리는 빗방울을 끌어안고
우산속 가을비를 맞고있다
21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