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밥 짓는 소리
靑雲. 丁德鉉
세상을 깨우는 삶의 시작은
소리가 난다
자연이 하는 일 사람이 하는 일
무엇이든 소리가 없는 시작은 없다
소리는 특색의 맛을 내기도 한다
이른 아침 엄마가,
아내의 밥 짓는 소리를 들어보자
쌀독 쌀 뜨는 소리 수도꼭지에
흐르는 물에 쌀 씻는 소리에 놀란 밥솥
뚜껑을 열고 알을 품는다
냉장고에 휴식을 취하던 재료들
도마에 올라앉아 리어셜 난타로
공연준비 용광로 불가마에 집결한다
보글보글 끓는 소리에 맛있는 된장찌개
엄마의 손끝에서 나오는 맛과 소리
기다리던 빈 그릇 알을 품고
식탁 위에 사열준비로 줄을 선다
소리와 맛으로 어우러진 아침 공연은
식구들의 입맛을 돋우는 아침 밥상
숟가락 젓가락이 장단을 맞춘다
밥 짓는 소리는
하루의 행복을 여는 소리
소리는 저마다의 음과 특색으로
자신을 알리기도 하지만 자기만의
맛을 내기도 한다
밥 짓는 소리는 기다려지는 소리다
21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