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雲. 丁德鉉
열 아홉살 입동(立冬)이
지나가니
찬바람이 화를 내는가
왜 이리 추워지노
나뭇잎은 아직도 지기 싫어
흔들리는데
떨어져 봐야 갈곳도 없는데
고운 단풍이 서러워 운다
그리움으로 찾아 온
계절은 또 이름을 바꾼다
무색 무취의 감성으로
숨을 몰아쉬고
곱게피어 웃고 있던 꽃
밤 새 내린 서릿발에
숨을 멈추고 어깨가 축 늘어져
고개를
천천히 가도 될 일인데
뭐 그리 바빠서
반소매가 패딩으로 바뀟네
가을보다 겨울이
겨울은 곱게 물든 단풍을
왜 쓸어버리고 가는가
조용히 그냥 두고가면 안되나
심술쟁이 겨울 바람
20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