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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바쁘다

청운(靑雲) 2020. 11. 8. 22:59










성난 바람이

靑雲. 丁德鉉

열 아홉살 입동(立冬)이
지나가니
찬바람이 화를 내는가
왜 이리 추워지노

나뭇잎은 아직도 지기 싫어
흔들리는데
떨어져 봐야 갈곳도 없는데
고운 단풍이 서러워 운다

그리움으로 찾아 온
계절은 또 이름을 바꾼다
무색 무취의 감성으로
숨을 몰아쉬고

곱게피어 웃고 있던 꽃
밤 새 내린 서릿발에
숨을 멈추고 어깨가 축 늘어져
고개를

천천히 가도 될 일인데
뭐 그리 바빠서
반소매가 패딩으로 바뀟네
가을보다 겨울이

겨울은 곱게 물든 단풍을
왜 쓸어버리고 가는가
조용히 그냥 두고가면 안되나
심술쟁이 겨울 바람
20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