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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끝자락

청운(靑雲) 2020. 10. 28. 23:00









시월이 간다

靑雲. 丁德鉉

가을이 오나 했는데
붉은 낙엽은 바람에 휘바람을
대지를 어지럽히고
청춘을 달리던 나뭇가지는
훌훌 옷을 벗어 던진다

오곡으로 아우성이던 들녘은
삭발을하고
곶간을 비운 민낮으로 난처한
쓸쓸한 표정이
세월에 밀린 가을도
저만치 떠날 채비를 한다

사람들은
곶간에 먹을 것을 채워놓고
오색 치마로 물든 산 골
떨어지는 낙엽을 밝으며
사색에 물든 풍경에 취해
계절을 즐기고 가네


찬바람에 밀려
숨을멈춘 풀잎 서릿발 두려워
몸을 움추리고 주저앉아
가는 세월을 마중하고
옷소매가 길어 진 핫한 계절
시월의 끝자락
20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