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雲. 丁德鉉
남동풍 불어오는 긴 여름
삼복이 몰고 온 장마는
떠날줄 모르고
입추가 가을 문을 열었는데
태풍이 말복을 치고 오르네
살다 살다 올 여름 같으면
어찌 살란 말인가
질병(코로나19)으로 시달린
온 백성 발길 묶어놓고
하늘도 땅도 세상 길을 막아놓고
골바람 쐬지 못해 안달이 나고
산바람은 어드메 불어온지
어정 칠월 건들 팔월
지어논 농사 다 쓸어가도
정신 못 차린 계절은 처서가
문앞일세
화창한 봄날
꽃 구경 한번 못가고
여름 햇살 얼굴 한 번 못보고
논바닥 벼 이삭은 꽃바람을 피우네
매미소리 듣기도전
귀뚜라미 울고
성급한 갈잎 노랑물이 들었네
한 여름 하세월에
낚시 한 번 못 가고
물놀이 바닷바람 구경도 못 했는데
찾아 온 가을이 저만치 서서
손짖하며 온다 하네
20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