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 바람
靑雲. 丁德鉉
아침 이슬이 흘러 강물이
강물이 흘러 바다가 된 아침
물 위를 걸어나온 바람이
창문을 두드린다
미세먼지와 안개가 뒤범벅
하루가 걱정스럽다
하루 이틀도 아닌
어쩌다 비 내리면
다음 날은 살것만 같다
바닷가에서 살다보니
썰물이 밀어내고
밀물이 안고사는 바닷 바람
그릇에 담긴 수평선
모래 밭 화선지
작가 없는 캠퍼스는
온 종일 그림을 쥐락 펴락
실증이 나면 풀섶에
주저 앉아
심술을 부리고 도망친다
물길 가르며
이따금 지나가는 고깃배
동이트는 아침 바다는
만선의 기쁨으로
바다를 미끄럼 친다
20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