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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 바람

청운(靑雲) 2020. 5. 29. 18:00

바닷 바람

靑雲. 丁德鉉

아침 이슬이 흘러 강물이

강물이 흘러 바다가 된 아침
물 위를 걸어나온 바람이
창문을 두드린다

미세먼지와 안개가 뒤범벅

하루가 걱정스럽다
하루 이틀도 아닌
어쩌다 비 내리면
다음 날은 살것만 같다

바닷가에서 살다보니
썰물이 밀어내고
밀물이 안고사는 바닷 바람
그릇에 담긴 수평선
모래 밭 화선지

작가 없는 캠퍼스는
온 종일 그림을 쥐락 펴락
실증이 나면 풀섶에
주저 앉아
심술을 부리고 도망친다

물길 가르며
이따금 지나가는 고깃배
동이트는 아침 바다는
만선의 기쁨으로

바다를 미끄럼 친다

  20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