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거모들에도 봄은 오는가

청운(靑雲) 2020. 2. 9. 00:15

 

 

 

 

 

 

 

 

 

 

거모들에도 봄은 오는가

 

靑雲. 丁德鉉

 

경자년 태양이 밝은지 십 오일

정월 대보름 날이다

가림막 없는 허허벌판 거모들에는

철새가 떼지어 날고

신도시 개발 예정지로 지주님들이

보상에 눈이 멀어 덤프트럭을 줄세워 놓고

논 바닥을 밭으로 만들고 있다

 

풍년을 노래하던 곡창 지대가

하우스 목장으로 둔갑 전쟁터로 경쟁

겨울 고추바람은 꽁꽁 얼어붙어

서민들의 겨울 나기만큼이나 쌀쌀하다

입춘이지나고 우수를 기다리는

2월의 찬 공기는 매섭기만 하다

 

겨우내 거모들 한기에 흔들리며

시름을 보내던 울타리에 선 매화나무

가지 끝마다 맺힌

눈망울이 부풀어 오르면서

아직은 명지바람도 꽃바람도 아닌

봄의 입김을 끌어당기며

옷고름을 풀어 혜치고 있다

 

거모들에는

연석시인의 학전 농막이 있다

해마다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행사를

10여년 동안이나 시행 해 왔었다

신도시 개발지로 확정되면서

올해는 행사마저도 사라지게 되었다

군지봉이 내려다 본

거모들에도 봄은 정녕 오고 있을까?

200208 정월대보름 날

학전 농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