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악사
靑雲. 丁德鉉
새벽 바람이 지나가고
먼동이 트면
골목 길을 굴러다니는 두 바퀴
허리가 굽은 칠순 할매
버려진 페품을 주워 모은다
동지섣달 찬바람도
추운지도 모른채
수레에 채워진 행복이야
당신만의 가슴을 채울 수 있는
행복
세상살이의 삶이다
할머니 지나간 자리
정신이 맑아진 시간속 사람들
깨끗해진 거리의 풍경
활보하고 지나는 사람들
생(生)이 밟고 지나간 삶
우리들이 살아가는 현실이다
쓸만큼 쓰다가 버린 페품
생존의 밥줄로 노쇄된 삶
맑은 아침 겨울 빛의 태양처럼
밝아오는 미래의 고단함도
골목 길을 누비는 할머니의 인고
그늘진 쥐구멍에도
볕이 드는 날이 오겠지
20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