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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

청운(靑雲) 2019. 3. 12. 23:49

 

 

 

 

 

 

 
가로등
 
靑雲. 丁德鉉
 
땅거미 진 밤
이슬 맺힌 풀 섶 난간에서
환한 웃음으로 누굴 기다리나 
달빛도 별빛도 성근 밤에


가시는 님 오시는 님
길마중 하며
하얀 달을 품고 진 종일
손짓도 발 짖도 못한 채로


주인 없는 길가에 서서
밤이 되면 활짝 웃고
낮이 되면 잠을 자고
오지도 가지도 우두커니


가슴에 등불하나 달고
하루에 두 번씩
깜박거린 키다리 가로등
낮과 밤을 기억한다
19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