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진 낙엽
靑雲. 丁德鉉
요즘 대문을 열고
밖을 나서면
볼 수 있는 것이 낙엽이다
어디서 염색을 했는지
저마다 색갈도 모양도
떼로 몰려다니면서
북새를 떤다
한손에 예쁜 낙엽 한장 주워
시집 갈피에 묻고
싸늘한 바람에 날려
떨어진 낙엽 밟으며
바스락거리는 멜로듸에 취해
한해의 가을을
저만치 밀어내고 있다
옷을 벗어 던진 가지는
이듬해 봄날
희망을 피우겠지만
그 모습 바라보는 내 마음은
웬지 쓸쓸하기만 하다
한살 굵어지는 나이테
세월 주름살 이마에 붙이고
오솔 길 걷는 발작 소리
가을이 멀어짐을 실감한다
떨어진 낙엽 밟는 소리 들으며
또 한해를 보내고 있다
18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