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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홍

청운(靑雲) 2018. 8. 11. 06:37

 

 

 

 

 

 

 

 

백일홍

 

靑雲. 丁德鉉

 

녹색 푸른 들판

이 꽃 저 꽃 다 지고

황망한데

시치미 띠고 허성 세월 보내더니

연못가 언덕에서

물보라 치던 가슴을 열고

꽃 피우고 있네!

 

예전에는 백일홍이 아닌

배롱나무 간지럼 타는 나무라고

간지럼을 태우기도 했지

석달 열흘이면 반에 반 년

그토록 오랜 세월 꽃을 피우니

사랑을 받을 수 밖에

 

사랑의 인연을 가진

한 그루 나무이지만

고마움 잊지 않고 정갈한 여인처럼

곱게 피어난 순정

예전에는 부자 집 정원에서나

볼 수 있었는데

 

가로수 등불로 태어나

가는 사람 오는 사람 손짖하며

백일 정성을 기도하니

당신의 아름다움을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니

간지럼 타는 배롱나무 백일홍

너의 간직한 사랑만큼이나

나도 너를 따라가고 싶다

18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