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雲. 丁德鉉
푸른 청춘으로 지평선을 달리든
시절 보내고
호사스러운 무대에서 황혼의 이별을 경험하고
도망가지 못한 제자리에서
찬 바람 마다하지 않고 흔들림으로 보낸 시간
애처롭도록 쓸쓸한 앙상한 가지에
고뇌의 하루
푸른 시절 찾아와 불러주던 새소리도 끝이고
찾아온 손님 없이
삭막한 북풍 찬바람 소리만 요란하다
이따금 지나가는 사람들 눈초리에
서글픔만 보여주며 신세타령 자책해도
한 눈금 몸을 불리는 과정이기에
기세 등등
봄을 기다리는 시험에 들기도 한다
아름답던 계절보다도
혹한의 찬 겨울을 보낼 때면
측은해 보이긴 해도
우리와는 달리 나무들만의 세계에도
살아가는 방법이 있다는 것
겨울나무는 떨고 있지만
봄을 기다리는 희망이 있다
25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