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숲속의 악사

청운(靑雲) 2024. 7. 30. 13:24


        청운. 정덕현

계절은 푸른 청춘으로
신록이 넘실대는 삼복이다
지루한 장마 속에 왕성한 식욕으로
몸을 불린 청춘의 숲
아침 산책길이 즐겁다

무대를 펼쳐놓은 공연장
먼동이 트기도 전 오케스트라
피아노 소리 기타 연주
목소리가 다른 파팔로니
공연을 시작한다

무대 준비를 칠 년이란 땅굴속에
다져진 음색이야
흉내 낼 수 없는 아름다운 목소리는
덩치가 크고 작은 대로
음향도 가지가지

경쟁이라도 하듯
이 나무 저나무로 옮겨 다니면서
불어대는 휘파람소리
가는 세월이 멀지 않다고
세상을 즐기고 있다

앞마당엔  눈이 큰 비행기
잠자리 숫자가 늘어나고
고개를 기우뚱거리며 하늘을 난다
지는 칠월 오는 팔월
여름밤은 열대야로 잠을 설친다
24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