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집 감나무
靑雲. 丁德鉉
두메산골 내가 살앗던
고향 집에는
앞 마당을 지키는 감나무가 있었다
과수원이 없는 우리집에는
천하(天地)의 보물 이었다
늦은 봄날 피어난 잎 순에
또가리 감꽃은
목 줄에 걸어준 사랑의 선물
한 나절이면 허기를 채우는
양식이 되기도 했다
지금은 고향에 찾아가도
빨간 홍시 하나 맛 보기가 어렵다
간식이 아닌 주식으로
홍시 하나로 점심을 때운적도
지난 추억 속 일기장이다
만물이 풍성해진 지금 세월은
통채로 따지않은 감나무를
종종 볼 수가 있다
세월은 역사를 기록하고
역사는 추억으로 세월을 낚는다
빨간 홍시가 생각나는 계절엔
고향 집 앞 마당
주렁주렁 감나무가 생각 난다
고향에 찾아가면 산도 물도
그대로인데
사람과 인심만 변하는 것 같다
18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