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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속의 애벌레

청운(靑雲) 2023. 6. 17. 12:42

상자 속의 애벌레

             靑雲. 丁德鉉

시선이 고르지 못한
머리에 십자선 기둥하나
두 개를 하나로 만든 원심력
주인의 생각대로 머리를 돌려

틀에 박힌 암흑 속
사지가 요지부동
그래도 내가 할 일은 다 한다
내 의지가 아닌~~

나에게 붙여진 이름은
책상 서랍
죄인이 되어
감옥 속에 갇힌 지 몇 년

안방 귀퉁이 앉아
세월을 낚는다
가끔 문이 열릴 때 숨통이 트이나
맴이 맴이 아니다

서랍 모서리에 박혀
살아온 세월도
애벌레가 되어
숨 죽이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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