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인생
靑雲. 丁德鉉
맑고 푸른 고운 잎새에
가을이 묻어옵니다
가을은 세월의 무상함을 인지하고 계절을 데리고
추근대지 않고 소리 없는 길을 달리고 있다
가지를 떨어진 낙엽은
이듬해 다시 피어날 희망의 약속이 있겠지만
우리네 인생은 기세등등한 학벌에 천하를 가진 사람이나
남의 부러움으로 세상의 온정을 베풀었던 사람도
이 세상 한번 가면 돌아올 수 없는 인생
스치는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
초로인생이라
한번 왔다가 가는 나그네 인생인데
뭐 그리 호들갑을 떠는가
요즘 정치하는 사람들 정신 좀 차려라
한 달이 크면 한 달은 작은 법이려니
당신들도 감나무에서 떨어질 날이 있겠지
앞만 보지 말고 뒤를 한 번쯤은 돌아보게나
어디 감나무뿐이겠는가
사과나무도 대추나무도 얼굴이 붉어지면 떨어지는 법이려니
자연 속의 가을처럼
순리의 법칙을 위장하면서 살아서야 되겠는가
세상 만물이 살아가듯
이 세상 자연처럼 잎이 필 때도
낙엽이 질 때도
자연의 섭리를 따를 수 있는
아름다운 가을 풍경처럼
화려한 인생의 황혼길도
잊히지 않을 미덕의
가을 인생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22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