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세상
靑雲. 丁德鉉
세월이 세상을 지배한다고는 하지만
사람들이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세월이나 세상은 그대로인데
변하는 것은 사람들이 하는 짖 모두가
현실을 따라가는 모습이다
며칠 전 친구 어머님 장례식장을 다녀왔다
옛날에는 초상이 나면 남녀노소 (男女老少)
온 동네 사람들이 다 모여 남성들은 마당에서
꽃 상여를 만들고 아낙들은 수위와 음식을
만들고 상제들은 문상 온 손님들을 맞이하고
발인을 하는 날은 상여 앞에는 혼백을 든
명전이 앞장을 선다
이름이 좀 있다고 한 사람이 죽으면
명전길이가 수십, 수백 m가 되기도 한다
상여가 나가는 날에는 상여 앞에 소리꾼이
망자가 세상을 살아온 설음을 이야기하듯
소리를 하면 상여 꾼들은 핑경소리에
발걸음을 맞추며 어~농 어~ 농 합창을 하면
온 동네 사람들이 길거리에 나와
슬픔을 함께 하는 눈물을 흘리며 가신님의
명복을 빌며 뒷담을 이야기하곤 했다
요즈음 장례식장에 가보면 쓸데없는
꽃다발만 줄지어 서있다
꽃다발의 숫자로 그 사람이 어찌 살았느냐를
평가하는 그런 세상이 되었다
부모든 형제든 숨 떨어지기 바쁘게
화장터로 싫려 가 한 시간이면 한 줌의 재로
둔갑한 한 생을 살고 간 혼(魂)
항아리에 담겨 가진 집은 돌무덤, 아님 납골당
그렇지도 못한 사람은 그 자리에서 화장장
흙더미에 뿌려진다
세상을 등진 것도 억울한데 자손들 돌아서는
발걸음을 보면 시원스럽다는 표정으로
인생의 허무함을 느끼기도 한다
옛날에는 부모가 돌이 가시면 산소 옆에
움막을 차 놓고 3년 아님 10년까지도
시묘살이를 하였던 사람도 있었다 하는데
3 호제, 49제는커녕 그 자리에서
복을 벗는다고들 한다
부모와 자식이란 존재가 사라진 세상이다
옛 속담에 십 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그 말이야 초고속으로 변화된 산업발전으로
이해할 수는 있다
하지만 금전관계로 부모를 자식들이 죽이고
재산권 싸움질로 천륜(天倫)이 무너지고
위, 아래 선 후배가 없는 인성이 무너젔다
사람들이여 아무리 세상이 변한다고는 해도
삼강오륜 (三康五倫)은 지키며 살아야
훗날 우리들도 너희들도 함께
누릴 수 있는 세상이 되진 않을까 싶다
무너지는 인성의 교육이 부활이 된다면
훗날도 행복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
22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