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운(靑雲) 2022. 1. 6. 00:14

첫서리

靑雲. 丁德鉉

늦가을
바람으로 낙엽을 털어 내고
진한 외로움이 쌓이는
입새들은 먼~ 길 떠나고
나무들은 옷을 갈아입는다

하얀 달 빛에
서러움을 묻는 그리움
빈 길 위에 내려놓고
새벽 첫서리에
목숨 줄 세상이 무너진다

아픔을 반으로 풀어낸
세월 넘어
외줄 탄 어릿광대는
한발
한발 아슬하다

아파도 탓하지 않고
그냥 생채기를 난다 해도
아픔 반 그리움 반
풀어낸 세월 넘어 외줄 탄
하얀 이슬이 응고된 첫서리
22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