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공원풍경
청운(靑雲)
2021. 6. 5. 23:27
靑雲. 丁德鉉
한적한 공원 한구석에 세월을
묵묵히 견듸며
살이부르트도록 숱한 추억들을
가슴에 묻은채
끝내 입을 열지않은 지조 하나로
인내력을 버텨온 흙먼지에 머물어
벌어지는 틈에 끼워넣고
티내지 않은 의자의 허리에
하루를 마친 노을이 걸터앉아
피곤을 푼다
진땀흘리며 이상유무를 점검하는
공원에서 벌어젖던
크고작은 사건들을 감내하고
발설하지 못하고 답답함을 내려놓은
근질근질한 노을이
입을 꼭 다문채로
의자의 속내를 들여다본다
한 길을 드나들며 눈여긴 햇무리가
공원 풍경에는
새로운 역사가 술렁이고 있다
21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