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운(靑雲) 2020. 9. 22. 09:36







능소화

靑雲. 丁德鉉

장마철 비 구름에 하늘을 본다
제몸 가누지 못해
설곳 기댈 곳 가리지 않고
까치발 띄어놓고
먼산만 바라보는 기다림

사랑의 꿈속의 연정을 이루지 못한
애절한 그리움으로 시들어진
소화의 전설속에 이름을 남긴
풀이슬에 장삼을 적신 호의선사
향기를 풍긴다

오직 기다리기만 할뿐
달려가지 못한 애절한 사랑으로
이루지 못한 설음
한뻠이라도 더 높은 담넘어로
내다보는 꽃 능소화

장마 속 늦게 피어난 나팔 꽃
기다림의 울음소리
하늘높이 불어대는 나팔소리도
애절한 죽음으로
낙수물처럼 떨어지는 꽃잎
능소화
20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