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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눈
청운(靑雲)
2024. 1. 9. 23:57
靑雲. 丁德鉉
첫눈
삶의 미로에
불청객처럼 찾아온 당신
겨울이라 하지만
올 겨울엔
시도 때도 없이 많은 눈이 내린다
아침에 눈을 뜨면 밤새 내린 눈이
온 세상을 하얗게 덮었다
밤새도록 졸고 있는 가로등
희미한 불빛으로 실눈을 뜨고 새벽을
지킨다
설레는 마음으로
촐랑대는 망아지처럼
하얀 발자국 남겨보지만 쏟아지는 눈
지우고 또 지운다
동트는 아침 햇살은 흔적을 지운다
한 겨울
그리워하며 기다리던 당신
너무 자주 가까이 오다 보니
좋으면서도 싫증이 난다
올 겨울엔
이제 그만 내렸으면
240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