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란 강
靑雲. 丁德鉉
요즘 며칠을 하늘이 우산을 쓰고
얼굴이 안 보인다
산과 들 녹음방초가 넘실대는 계절
오월도 중순을 넘어 달리고
푸른 잎새는 얼굴에 빗물을 받아
눈물이 놀다간 자리
얼굴은 청초한 파란색이다
선 나무들 꽃 지고 나니
지천의 풀 꽃들이 앞다툼 노래하고
푸름만큼이나 슬픈 달이다
오월은 청자빛 하늘이
육모정 처마에 그린 듯이 곱고
라일락 숲에 걸린 내 젊은 꿈이
나비 같은 것도
푸른 정열이 퍼득이는 날개를 단다
풀 냄새 빛은 향수빛으로 여울지고
청머루순 뻗어 나오던 길 섶
어디선가 한 나절 꿩이 울고
보리밭 푸른 오월에 종다리 날개 헤치며
푸른 창공을 떠다니는 오월
210517